
결론부터 말하면,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설정된 선순위 전세권은 전세권자가 배당요구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낙찰자가 인수합니다. 낙찰가만 보고 싸다고 판단했다가는 전세권의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으므로, 입찰 전 배당요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전세권 권리분석을 공부하면서 전세금 9,000만 원, 낙찰가 6,000만 원인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처음에는 6,000만 원에 낙찰받으면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순위 전세권이 소멸하지 않는다면 실제 계산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선순위 전세권이란?

전세권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다른 사람의 부동산을 사용하면서, 전세금 반환을 담보받기 위해 등기하는 권리입니다. 단순히 전세계약서만 작성한 임차권과 달리 등기부등본에 ‘전세권설정’으로 표시됩니다.
경매에서는 전세권의 설정일과 말소기준권리의 날짜를 비교합니다.
-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설정: 선순위 전세권
- 말소기준권리보다 나중에 설정: 후순위 전세권
후순위 전세권은 원칙적으로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반면 선순위 전세권은 낙찰자에게 인수될 수 있어 더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선순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하면

선순위 전세권자라도 법원에 배당요구하면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낙찰자는 해당 전세권 자체를 인수하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은 저당권·압류·가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전세권은 매수인이 인수하되, 전세권자가 제88조에 따라 배당요구하면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전세권자가 “낙찰자에게 권리를 넘기지 않고 경매대금에서 배당받겠습니다”라고 선택한 것입니다.
다만 배당요구를 했다고 전세금 전액을 반드시 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배당받을 금액은 매각대금과 선순위 조세·집행비용 등 실제 배당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당요구도, 임의경매 신청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례의 핵심은 선순위 전세권자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전세권이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설정됨
- 전세권자가 배당요구하지 않음
- 전세권자가 전세권에 기한 임의경매도 신청하지 않음
이 경우 선순위 전세권은 경매로 소멸하지 않고 낙찰자에게 인수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기서 정확한 표현은 ‘전세보증금만 따로 인수한다’가 아니라 ‘소멸하지 않은 선순위 전세권의 부담을 인수한다’입니다. 전세권 존속기간과 목적물 인도, 전세금 반환 및 말소 절차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금 9,000만 원·낙찰가 6,000만 원 사례

숫자로 계산하면 위험이 더 잘 보입니다.
| 구분 | 금액 |
|---|---|
| 낙찰대금 | 6,000만 원 |
| 인수할 수 있는 선순위 전세권의 부담 | 9,000만 원 |
| 실질 부담 가능액 | 최대 1억5,000만 원 |
낙찰자는 법원에 낙찰대금 6,000만 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하지만 선순위 전세권이 그대로 존속하면 향후 전세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전세금 9,000만 원의 반환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찰가를 계산할 때는 다음처럼 접근해야 합니다.
예상 총부담 = 입찰금액 + 인수되는 권리의 금액 + 취득·명도 비용
단순히 감정가보다 얼마나 싸게 낙찰받는지만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전세권자가 임의경매를 신청했다면?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전세권에 기해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선순위 전세권자가 직접 경매를 신청한 사건이라면 그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하는 방향으로 분석합니다.
다만 등기부에서 ‘임의경매개시결정’만 보고 추측하면 안 됩니다. 실제 경매신청 채권자가 누구인지, 어떤 권리에 기해 신청했는지는 등기부와 경매사건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권과 임차권을 혼동하면 안 되는 이유

가장 주의할 부분입니다. 전세권자가 실제로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까지 마친 임차인이라면 전세권과 별개로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때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로 전세권이 소멸하더라도, 임차권의 대항력과 보증금 인수 여부는 따로 분석해야 합니다. 다음 사항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실제 점유 여부
- 전입신고일
- 확정일자
- 말소기준권리와 대항력 발생일의 선후관계
- 임차인으로서 배당요구했는지
- 배당으로 보증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지
즉, 등기부의 전세권 하나만 보고 “배당요구했으니 전부 소멸한다”고 결론 내리면 위험합니다.
매각물건명세서에서 확인할 부분

입찰 전에는 등기부등본과 함께 매각물건명세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또는 비고란을 살펴보세요.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등기부에서 전세권 설정일과 전세금 확인
- 말소기준권리보다 선순위인지 확인
- 배당요구 종기와 배당요구 여부 확인
- 경매신청 채권자와 신청 근거 확인
- 매각물건명세서의 인수 권리 확인
- 전세권자가 임차인 자격도 갖췄는지 확인
배당요구 여부가 서류만으로 명확하지 않거나 매각물건명세서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다면, 입찰 전에 법원 경매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선순위 전세권 핵심 정리
| 선순위 전세권자의 행동 | 경매 결과 |
|---|---|
| 전세권자로서 배당요구 |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 |
| 전세권에 기해 임의경매 신청 |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하는 방향으로 분석 |
| 배당요구와 경매 신청 모두 없음 | 전세권 존속, 낙찰자가 인수하는 것이 원칙 |
선순위 전세권이 보이면 무조건 위험한 것도, 무조건 인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설정 순위와 전세권자의 행동입니다.
이번 9,000만 원 전세권 사례처럼 낙찰가보다 인수 부담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입찰 전에는 낙찰금액뿐 아니라 인수되는 권리까지 더해 실제 총비용을 계산해야 합니다.
